A조 6경기 임요환 대 이재훈 in 기요틴

A조 6경기 임요환 대 이재훈 in 기요틴


 프로토스전은 불안한, 저그전은 스페셜하다고 일컬어지던 황제 임요환. 저그전은 불안한, 테란전은 스페셜이라는 말마저도 아깝다고 일컬어지던 옵드라의 최강자 이재훈. 두 선수의 대결은 임요환이 이재훈을 지목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두 선수 모두 1승 1패의 상황이 되고, 이긴 사람만이 8강에 오를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그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이미 지난 대회 우승자가 탈락한 마당에, 2회 우승에 2회 준우승의 기록이 있는 '황제'라고 떨어지지 못할 리 없다. 특히나 종족은 토스에 테란이라면 닥치는대로 이기는 이재훈, 그리고 맵마저 기요틴. 토스가 괜찮은 맵이었다.

 이윽고 마지막 단두대의 목표가 정해질 운명의 매치가 시작되었다. 스타팅 포인트는 임요환 5시, 이재훈 11시. 위치운은 이재훈에게 손을 들어주었다. 가로방향이나 세로방향이었다면 가까운 거리를 이용해 강력한 조이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대각선이라면 조이기 뿐만 아니라 병력 진출도 힘들어지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이재훈의 서치는 가로방향 먼저, 그리고 대각선으로 내려와 자신의 세로방향인 7시를 정찰한 뒤, 가장 마지막에 대각선으로 이동한다. 안정적인 운영인 옵드라의 대가답게 먼저 상대방이 자신에게 불리한 위치인지 아닌지를 확인한 것. 상대가 대각선임을 확인하자 원게이트에서 사업을 돌리며 로보틱스를 올리기 시작한다. 그를 테란전 무적으로 만들어 준 옵드라를 하겠다는 것이다. 보고서 맞춰간다면 뭘 못막을까. 그래서 이재훈은 안정적으로 옵저버를 뽑으면서 2게이트 상황에서 드라군을 뽑기 시작한다.

 여기서 임요환은 전략적인 승부를 건다.

 임요환은 1팩토리에서 탱크를 생산해주면서 팩토리나 커맨드를 추가하지 않고 본진에 배럭을 두 개 더 늘린다. 그리하여 본진에 있는 배럭은 세 개가 되었고, 아카데미가 추가되면서 배럭에선 마린과 메딕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임요환은 그의 장기, 바이오닉을 선보일 수 있는 소위 바카닉을 준비해 온 것이다. 하지만 바카닉의 단점은 단 한번에 밀어버려야 한다는 것. 만일 상대방에게 리버나 템플러가 추가된다던가 하는 상황까지 전개가 되면 그걸로 게임은 끝나버린다. 저그전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운영이 필요한, 날카로운 타이밍과 완벽한 컨트롤이 동반되어야 하는, 그렇지 못한다면 답이 없을 그런 외줄타기 운영이 바로 바카닉이기 때문에 배럭이 늘어남과 동시에 임요환의 곡예는 시작되었다. 조금만 흐트러져도 나락으로 떨어져버리는.

 이윽고 이재훈의 옵저버가 임요환의 입구에 도착한다. 그리고 시야에 들어온 메딕. 바카닉이다. 이재훈은 앞마당에 넥서스를 소환하고있는 상황이었고, 이미 드라군 7기가 나와있었다. 게이트도 3개째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 앞마당도 하고 있던 상황. 이재훈은 드라군의 숫자로 이를 막을 수 있겠다고 판단, 드라군을 전진배치한다. 병력이 자신의 입구쪽에 도착하는 타이밍을 최대한 늦추면서 병력을 깎아먹기 위해서다. 자신의 드라군 컨트롤이라면 천천히 병력을 깎아먹으며 자신의 입구쪽에서는 본진에서 나온 병력과 합세해 테란의 병력을 힘으로 제압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이재훈은 다가오는 병력을 맞이한다.

 임요환의 입장에서도 이재훈의 옵저버는 반가웠다. 마침 탱크가 한 기 더 나오면서 다섯기가 된 상황. 입구쪽에 시즈모드가 되어있던 탱크들의 모드를 모두 풀어버리며 전진을 시작한다. 이재훈의 옵저버가 도착했다는 것은 임요환의 전략이 들키는 순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임요환이 가져온 전략의 타이밍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다. 이 병력과 빠르게 충원되는 마린으로 승부를 봐야했다. 임요환은 드라군을 맞이해 병력을 잃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드라군을 잡아내야했다.

 이재훈은 확실히 노련한 프로토스였다. 드라군을 테란의 병력에게 자꾸 보여주며 시즈모드를 강요했다. 이로 인해 테란의 타이밍은 점점 늦춰졌다. 하지만 바카닉 병력을 앞마당까지 보호하며 막을 자신이 없었던 이재훈은 이제 번쩍거리며 나타나기만 하면 될 앞마당 넥서스를 취소하고, 7시 앞마당에 있던 프로브로 7시 앞마당쪽에 넥서스를 올린다. 실책 중의 실책이었다. 건물 취소로 소모된 미네랄 손해도 손해지만, 지금 타이밍만 막으면 이기는 상황인데 너무 자신만만했다. 결국 탱크에 맞고, 마린에 맞던 드라군 두기가 11시 입구에서 죽었고, 본진에서 충원된 드라군 두기와 함께 입구를 사수하려하나 시즈모드가 된 탱크와 마린의 공격에 의해 드라군 세기만 더 잃고 본진으로 밀려나게 된다.

 벼랑 끝에 몰린 이재훈은 7시에 밝혀져있는 시야를 이용, 미네랄을 찍어 프로브를 전투에 동원한다. 이 상황에서 드라군은 8기. 프로브 컨트롤만 잘 해 준다면 막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막기만 한다면 7시 앞마당쪽에 있는 넥서스가 큰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은 이재훈의 편이 아니었다. 프로브가 미네랄을 찍어서 이동했기 때문에 뭉쳐서 이동하는 사이, 탱크의 포격이 그 가운데로 떨어져버린 것. 프로브는 한순간에 터져버렸고, 드라군은 마린에 녹아내렸으며, 전용준 캐스터는 일부는 시즈모드 일부는 퉁퉁퉁퉁퉁퉁 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결국 병력과 프로브 모두 사라져버린 이재훈은 GG를 칠 수 밖에 없었다.

 전략적인 승부를 보려고 한 임요환. 그리고 맵이 좋으니까, 내가 무난한 것을 잘하니까 무난한 옵드라로 경기를 무난히 하려 했던 이재훈. 마치 임요환 대 박경락의 데자부를 보는 듯 했다. 하던 대로 하면 이긴다. 프로게이머에게 이런 생각을 품는 것보다 더 큰 독이 되는 것이 있을까?

평점 : ●●●●○

경기의 포인트 : 임요환의 전략적인, 옵저버 타이밍에 나가는 바카닉. 그리고 그 전진속도를 늦추기 위한 드라군의 무빙. 사실 드라군 무빙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단지 벌어놓은 시간을 허비했을 뿐. 임요환의 타이밍이 이재훈의 정신세계를 무너뜨린 것일까. 그만큼 날카로운 타이밍은 예술이었다.

by 하루나기 | 2008/10/25 08:37 | 트랙백 | 덧글(0)

A조 5경기 이윤열 대 박경락 in 기요틴

A조 5경기 이윤열 대 박경락 in 기요틴

 

 온게임넷엔 우승자 징크스가 있다. '지난 시즌의 우승자는 16강에서 탈락한다'는 것. '천재' 이윤열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전 선수 1승 1패로 자신이 상대방을 이기지 못하면 탈락 위기에 처한 것. 그리고 상대는 테란전 전적 10승 3패의, 지난 시즌에도 매서운 테란전을 선보였던 저그 박경락이었다. 이기면 8강, 지면 탈락. 

 지난 시즌 우승자와 지난 시즌 4강에 올랐던 두 선수의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는 말 그대로 기요틴(단두대)에서 시작되었다. 스타팅 포인트는 이윤열 1시, 박경락 7시. 일단 대각선 방향이라는 점은 박경락에게 조금 더 웃어주었다. 기요틴의 맵 특성상 두번째 해처리를 입구쪽에 펴지 않으면 빠른 타이밍에 진출하는 2배럭 아카데미 병력을 막기 힘들기 때문에 반 강제적으로 입구쪽에 해처리를 펴고 나서 세번째 해처리를 짓게 된다. 두번째 해처리를 자원이 없는 곳에 펼치면서 3해처리 빌드를 타기 때문에 늦는 테크를 러시거리를 이용해 보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윤열은 서플라이를 이용, 자신의 입구쪽을 좁히면서 투배럭 아카데미를 갔고, 박경락은 설명한 바와 같이 입구쪽에 해처리를 먼저 펴는 3해처리 빌드를 사용했다. 무난한 테저전의 빌드 양상이었다.

 하지만 이윤열은 자신의 자리가 결코 좋은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대각선이기에 잃어버릴 수 있는 이득을 얻어내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다. 메딕이 추가되기 전 생마린이 진출한 것이다. 박경락의 본진엔 아직 이윤열의 scv가 남아있는 상황. 저글링 숫자도 확인되었겠다, 주저없이 전진한 이윤열의 마린은 오버로드로 이를 확인한 박경락이 성큰을 만들도록 강요했고, 이에 박경락은 원래 완성되어있던 성큰 한기에 추가로 두기를 더 건설해야했다.

 그리고 이윤열은 크나큰 실수를 한다.

 생마린 상태로 스팀팩을 누른 뒤 박경락의 본진 안쪽으로 달려버린 것. 하지만 때마침 성큰 한기가 추가로 완성되었고, 열기의 마린 중 다섯 기는 들어오다 죽었으며, 뒤늦게 도착해 마린을 따라 난입하려던 메딕 두 기는 세번째 성큰까지 완성됨에 따라 단말마의 비명소리와 함께 성큰의 촉수에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그나마 살아남은 마린 다섯기도 오버로드 한기를 잡는 성과는 거두었으나 메딕도 없는 상황에 약물을 과다복용함으로써 오리지날 시절 테란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발업도 안된 저글링에 죽어야 했다.

 본진엔 세번째 배럭이 올라가고 있던 상황, 좀 더 기다려서 큰 한방을 노렸으면 어떨까 싶었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되었고, 초반에 저그에게 압박을 줄 마린메딕 한부대가 죽어버렸기 때문에 테란은 저그의 느린 테크를 이용할 방도가 사라졌다. 일단 성큰 세 기를 짓고 저글링을 뽑게 만든 면은 크지만, 3해처리라는 측면은 가용 라바의 숫자가 2해처리보다 훨씬 많다는 점 때문에 그정도 피해는 테란이 병력을 잃어버린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때문에 이윤열은 급하게 팩토리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상대방의 테크에 맞춰가기 위함이었다. 앞마당을 먹지 않은 테란은 스캔의 한계때문에 러커가 까다로울 수 밖에 없어 빠르게 탱크와 베슬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박경락은 역시 공공의 적이었다. 레어가 완성된 뒤 그가 택한 테크는 앞마당쪽의 스파이어.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본진 레어 옆에 히드라덴을 건설하기 시작한다. 테란이 스캔을 뿌릴 때 완벽하게 속여넘기기 위함이었다. 뮤탈이 나옴과 동시에 저글링을 센터쪽으로 보내 테란의 바이오닉 병력의 이동을 확인한 박경락은 입구쪽에 성큰을 늘린다. 테란의 병력을 피해 돌아간 뮤탈은 이윤열의 배럭에서 생산되고 있는 마린들을 잡아주기 시작했다. 이미 박경락의 본진 앞에 도착한 이윤열의 병력은 돌아갈 수 없었다. 게다가 상대가 선택한 레어테크의 병력인 뮤탈이 자신의 본진에 있는 상황에서 눈 앞에 보이는 성큰 세기+콜로니 두기의 자태는 두부대 정도의 바이오닉 병력이 있던 이윤열에게는 너무나도 매혹적이었다. 그 다음 상황은 뻔했다. 마린과 파이어뱃의 약물 복용, 그리고 메딕을 앞세운 어택명령. 러커도 아니겠다, 거리낌없이 마린메딕은 성큰을 없애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와 동시에 그들의 발 밑에서 일제히 일어서는 버로우 저글링.

 파이어뱃이 무려 세기나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잡힌 마린은 몇 기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성큰이 완성될 귀중한 시간을 벌어주었기 때문에 나머지 두기의 성큰이 차례로 완성되었고, 결국 성큰 한 기만을 파괴한 채 전 병력이 전멸했다. 본진에선 뮤탈이 신나게 깽판을 부려놓은 상태. 벙커가 지어져 결국 막아내긴 했으나 테란이 모아놓아야 할 병력이 사라져버린 상태. 박경락은 8시에 해처리가 펴지며 3가스를 확보해 놓은 상황이었고, 이윤열은 베슬 두기, 마린 한부대가량이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박경락은 러커가 나온 상황. 이대로 달리면 끝이 날 듯 했다.

 그리고 박경락의 저글링, 러커, 아까 살아남은 뮤탈이 이윤열의 입구쪽으로 달렸다. 이윤열이 그것을 막기란 요원해 보였다. 헌데, 막혔다. 베슬이 이레디에잇이나 디펜시브 매트릭스를 건 것도 아니었다. 공업된 마린의 힘과 극도의 집중력, 그리고 그로 인한 완벽한 컨트롤을 통해 막아낸 것이다. 앞선 병력이 막히자 박경락은 재차 히드라러커 병력을 보낸다. 저럴과 히럴의 파괴력은 천지차이. 가격대 성능비가 문제인거지 성능 자체는 히럴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이것도 막힌다. 러커가 하나 하나 버로우하는 사이 그것을 모두 점사를 해버려서 잡아내버린 것이다. 아무리 업에서 앞서고 있다고 하나 이런 압도적인 컨트롤은 '이게 바로 이윤열이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이윤열은 앞마당을 준비하며 장기전 대비를 한다. 하지만 그나마 그 앞마당도 쉽게 가져가진 못했다. 앞마당에 미리 저글링 세기를 버로우시켜놨다가 scv가 앞마당을 짓자마자 일어나 scv를 공격한 것. 그로 인해 앞마당이 취소되어 이윤열의 앞마당은 한타이밍 더 늦춰졌다.

 그래도 일단 앞마당의 저글링이 정리되며 한결 여유를 찾은 상황. 곧 앞마당이 완성되는 타이밍이 되자 이윤열은 다수 모아진 탱크를 이용, 서서히 진격하기 시작한다. 저그가 10시에 또다시 해처리를 폈고, 5시에도 해처리를 지으며 하이브를 가는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견제를 해야되는 것이다. 서서히 진격한 이윤열은 길을 막는 러커를 이레디에잇과 퉁퉁포로 제거하며 기요틴의 중앙에서 왼쪽, 저그와 가까운 곳에 탱크를 시즈모드하며 진을 친다. 저그 또한 먹는 자원이 있는 만큼 히드라와 럴커 다수가 있는 상황. 박경락은 눌러앉은 테란의 병력을 위아래에서 각각 럴커와 히드라로 덮치면서 테란의 병력을 잡아내는데 성공한다. 마린과 메딕 몇기는 살아돌아갔으나 가장 중요한 전력인 탱크를 전부 잡아냈기 때문에 저그에겐 이제 거리낄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테란은 절망적인 상황.

하지만, 이윤열은 포기하지 않았다. 5시에 해처리가 펴지자마자 곧바로 소수 병력을 보내 날려버리고, 드랍쉽을 통해 8시지역의 가스건물 파괴 및 7시 앞마당지역 드론을 모두 잡아버린것이다. 게다가 그 드랍쉽의 병력만 가지고 울트라리스크 케이번까지 날려버렸기 때문에 울트라 업그레이드 타이밍을 늦춤에 따라 자신의 진출 타이밍을 다시 얻어낼 수 있었다. 2팩토리에서 다시 모은 탱크, 원스타에서 꾸준히 뽑아낸 베슬. 이윤열은 이를 가지고 또다시 저그의 본진 앞쪽에 자리를 잡는다. 8시는 해처리가 개방된 위치에 있기 때문에 곧바로 마린을 보내 파괴해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박경락이 오히려 바라마지 않던 상황. 이미 나와있던 울트라리스크와 다시 울트라리스크 케이번을 지어 새로 뽑아낸 울트라와 히드라로 따로 떨어져 있는 탱크들을 공격해 들어간 것이다. 바이오닉 병력은 황급히 탱크로 돌아왔지만 이미 탱크는 다 잡혔고, 베슬이 울트라에 건 이레디에잇에 오히려 마린들이 녹아나는 상황. 그 공격을 막아내자마자 박경락의 울트라는 발업, 방업이 동시에 완성된다. 풍부한 자원을 이용, 케이번을 두 개를 동시에 올린 까닭이었다.

 박경락은 멀티를 하나 내줬지만 다른 두 곳에 멀티를 늘리고, 날아간 멀티 또한 복구한 상황. 저그가 너무 좋아져버린 이 상황에서 이윤열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다시 병력을 모아서 진출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새로운 멀티를 선택하며 더 장기전으로 끌고가려는 생각은 6가스를 먹은 저그에 대한 모독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이번엔 울트라를 상대하기 위해 탱크의 비중을 더 늘린 이윤열의 병력이 또다시 박경락의 입구에 자리잡았다. 동시에 5시 앞마당쪽으로 달리는 소수병력과 탱크 한 기. 앞마당을 조이며 상대의 멀티를 차근차근 끊어내겠다는 생각이었으나, 풀업된 울트라가 위아래에서 달려드는 것을 결국 막지 못해 또다시 이윤열의 한방병력이 허무하게 사라졌다. 5시 앞마당은 파괴했으나 이미 자신의 앞마당 자원은 떨어진 상황이었고, 상대는 아직도 자원이 들어오는 해처리가 세군데였다. 결국 미네랄을 릴레이채취하던 이윤열은 박경락의 울트라가 자신의 남은 병력을 모두 잡아내자 GG를 치게 된다.

 초반 무리한 공격을 통해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 낸 이윤열이 그걸 극복하기 위해 발버둥을 쳐봤지만, 상대는 테란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박경락이었다. 격차는 버로우 저글링으로 한 번 더, 뮤탈로 한 번 더 벌어졌으며 그 격차는 자원이 되었고 그 자원은 울트라리스크의 어금니와 다리가 되어 이윤열에게 돌아왔다. 강력한 상대인만큼 리스크가 그만큼 컸던 것이다. 물론 이윤열의 위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은 발군이었다. 박경락이 아니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Guillotine, 이 날카로운 단두대는 전 대회 우승자를 참혹하게 떨어뜨렸다. 6주차의 경기 또한 기요틴에서 벌어진다. 과연 이 단두대에서 처형될 마지막 사람은, 그리고 이 단두대를 벗어나 최종 승자가 될 또다른 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평점 : ●●●◐○

경기의 포인트 : 러커가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바이오닉 병력들이 성큰에 달려드는 순간 일제히 일어나는 박경락의 버로우 저글링. 그리고 그 이후 들어오는 저글링 러커, 히드라 러커를 환상적인 컨트롤로 막아내는 이윤열. 상황이 기울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내려는 이윤열과 그 해법을 차례차례 무마시키는 박경락의 치열한 공방전이 멋지다.

by 하루나기 | 2008/10/25 07:15 | 트랙백 | 덧글(0)

A조 4경기 이윤열 대 이재훈 in 노스탤지어

A조 4경기 이윤열 대 이재훈 in 노스탤지어

 
전 대회 우승자이자, 엄청난 물량과 컨트롤을 보여주던 토네이도 테란 이윤열과, 테란전을 했다 하면 이기던 이재훈이 만났다. 디펜딩 챔피언인 이윤열은 말 할 것도 없고, 이재훈은 본선에서만 4승 1패, 예선에서도 12승 2패의 엄청난 테란전을 자랑하는 선수. 이윤열의 스타팅 포인트는 5시, 이재훈의 스타팅 포인트는 7시였다. 가로방향이라는 것은 토스의 초중반 드라군 푸시에는 도움이 되겠으나, 테란의 타이밍 러시에 약한 타이밍이 나올 수 있는 위치. 엎어지면 닿기 때문이다. 파일론 서치에 들어간 이재훈은 이윤열의 본진을 한방에 발견하면서 가스러시를 성공시킨다. 앞마당에 가스가 없는 노스탤지어에서는 테란에게 정말 치명적인 상황. 게다가 이재훈은 질럿 한기를 생산, 자신의 본진 입구를 막아둠으로써 혹시나 모를 마린 다수의 공격을 막을 여지를 남겨두는 동시에 상대방의 scv정찰을 차단함으로써 혹시나 모를 리버와 다크에 대한 걱정을 하게 만들었다.

 고로 이윤열의 선택은 늦었으나마 2팩토리. 혹시라도 상대방이 드라군 다수를 생산해 파워드라군 형태로 자신을 밀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다크를 막기 위해서라도 벌쳐, 탱크를 동시에 찍을 수 있는 투팩토리가 필요했다. 심리전, 실리적 측면에서 모두 이재훈이 우세한 위치를 점한 셈이다. 그리고 이재훈은 여기서 얻은 이득을 빠른 로보틱스로 환산해 리버를 준비한다.

 이윤열은 투팩토리가 완성되고, 탱크 두기와 벌쳐 두기가 생산됨과 동시에 미리 뽑아놓은 마린 6기와 함께 상대 본진을 향해 진출한다. 그와 동시에 커맨드. 가스러시를 당했기 때문에, 노스탤지어의 본진 미네랄이 많기 때문에 남는 미네랄을 커맨드로 환산한 것이다. 이윤열은 이재훈의 드라군 병력을 이재훈의 본진 언덕 위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으며, 앞마당쪽에 마인을 매설해놓음으로써 조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보통의 테란이었다면 거기서 시즈모드 개발 후 집을 지으며 농성을 했을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이윤열은 '천재' 라고 불리울 정도의 센스있는 테란이었고, 판단력 또한 훌륭했다. 상대방의 앞마당이 아직 시도되지 않았다는 점, 드라군 숫자가 적다는 점. 이것을 통해 상대방이 리버를 갔다는 것을 판단해 낸 것이다. 여기서 이윤열은 좀 더 과감하게 토스의 본진으로 올라가면서 공격할 수도 있었다. 허나 자신이 앞마당을 가져간다는 점과 만일 자신의 공격이 막히면 리버를 막아낼 수 있는 병력이 없어진다는 점을 감안, 본진으로 모든 병력을 회군시킨다. 일단 토스의 앞마당에 마인을 매설시켜 놓았기 때문에 거의 완성된 자신의 멀티와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었다. 리버를 별 피해 없이, 아니 어느정도는 피해를 입더라도 막기만 하면 자신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윤열의 본진에 떨어진 리버와 질럿 두기. 요즘 프로토스들의 셔틀 리버 컨트롤과, 요즘 테란들의 scv 돌리는 컨트롤과는 천지차이의 컨트롤들을 보여주지만, 어쨌든 리버는 scv 7기와 벌쳐 2기를 잡고 빨간색 피가 되었으며, 테란의 커맨드는 완성되어 앞마당에 안착했다. 엔지니어링 베이도 완성되었기 때문에 터렛까지 튼실하게 지어지면서 리버의 견제도 더 이상 들어올 수 없는 상황. 앞마당이 이제서야 지어지고 있는 이재훈은 그 상황을 뒤엎기 위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이재훈이 내놓은 카드는 앞마당과 함께 1시 스타팅을 가져가는 트리플 넥서스. 테란의 더블 커맨드에 대항하는 정석적이고, 성공하면 테란을 압살할 수 있으나 타이밍 러시에 취약한, 이번 경기와 같은 타이밍을 잡기 쉬운 위치가 나오면 힘든 운영을 선택한 것이다. 이미 테란의 본진 곳곳엔 터렛이, 그리고 앞마당엔 탱크가 다수 쌓여있기 때문에 견제는 힘든 상황이었다. 아까 살아남았던 리버로 어떻게 한번 견제를 하려 했지만 스캐럽 한번 쏘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시에 멀티를 함으로써 테란의 러시 경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랄까. 이제 이재훈에게 남아있는 희망이라곤 최강이라고 불리우는 자신의 드라군 병력 컨트롤 뿐이었다. 

 그리고 이재훈은, 그 희망을 통해 해법을 찾았다.

 이윤열은 탱크를 한쪽 다리에 시즈모드, 그리고 다른 다리쪽으로 벌쳐를 이동시키며 진격을 시작했다. 이재훈의 질럿은 발업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1시 멀티가 활성화 되지 않아 물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속절없이 밀리게 될 상황. 이재훈은 여기서 환상적인 전술을 보여준다. 드라군으로 벌쳐들의 시선을 끈 뒤에 셔틀 질럿을 사용해 탱크들 사이에 질럿을 드랍, 탱크들의 스플래시에 오히려 탱크들이 터져나가게 한 것이다. 다수의 탱크가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 하지만 일단 절대적인 물량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이윤열은 이재훈의 앞마당까지 병력을 진격시켰으며, 결국 앞마당 넥서스를 날려버렸다.

 하지만, 앞마당이 파괴되는 동안 이재훈의 드라군은 다시 모였고, 이번엔 발업 질럿도 있었다. 1시에 올라가있던 게이트에서 나온 질럿 두기와 드라군 두기로 테란의 추가병력 타이밍을 늦추는 사이, 발업까지 된 상태의 질럿을 태운 셔틀과 드라군을 통해 앞마당을 점거한 테란의 병력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앞마당이 날아가긴 했지만 힘들게 모은 탱크를 다수 잡아내었고, 앞마당에 가스가 없기 때문에 또다시 그만한 숫자의 탱크를 충원하기는 힘들었다. 1시에 벌쳐 6기를 보내 어떻게든 피해를 주려고 했지만, 오히려 벌쳐가 빠진 틈을 타 몇 기 없던 탱크를 또다시 잡아내버리는 이재훈. 드라군이 모두 잡히긴 했지만 앞마당이 다시 복구되었고, 다수의 게이트가 늘어나 있던 상황인지라 토스에게 너무 좋은 상황이었다.

 과연 천재는 다른 것일까. 그 안좋은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6시를 가져가고, 벌쳐플레이를 통해 프로토스의 12시 멀티쪽을 지속적으로 견제하면서 드랍쉽으로 1시에 투탱크를 드랍, 프로브 다수를 잡아내는 성과를 거둔다. 그 사이 벌처와 탱크를 모아놨던 이윤열은 센터로 재차 진출하고, 이재훈의 한량모드가 발동하면서 좋지않은 진형, 병력조합으로 싸웠기 때문에 병력의 전진이 성공하지만, 때맞춰 등장한 캐리어에 또다시 본진 안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또다시 드랍쉽 세기로 멀티를 견제해주는 판단을 통해 또다시 골리앗을 뽑아낼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재차 중앙 진출. 하지만 골리앗은 벌쳐탱크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었으니, 바로 '가스'의 소모였다. 골리앗이 생산되면서 탱크의 충원은 줄어들었고, 골리앗을 뽑는 동안엔 벌쳐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 진출은 아주 손쉽게 막혀버렸고, 캐리어는 곧바로 6시 지역을 공격해 커맨드를 깨버림으로써 이윤열의 전의를 상실시켰다. 그리고 마무리를 짓기 위해 이윤열의 앞마당으로 들어가는 드라군과 캐리어. 이윤열은 잘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더 잘 싸운 이재훈에 의해 GG를 칠 수 밖에 없었다.

 옵드라의 이재훈, 소위 토네이도라고 불리던 폭발적인 물량의 이윤열. 기대한 만큼 화려하고도 치열한 경기가 나왔다. 가스러시를 당했지만 그걸 멀티를 통해 풀어낸 이윤열이나, 불리한 상황에 엄청난 전투력을 보이며 오히려 상대를 제압해버린 이재훈이나. 승자와 패자가 모두 멋진 경기였다.
 
 그리고 올림푸스배 스타리그 A조는 죽음의 조라는 이름에 걸맞는 스코어, 전 선수 1승 1패가 완성되었다. 마지막 경기의 승자가 8강에 진출하는 상황. 이름값, 경기 내용 뿐만 아니라 상황까지 모두 죽음이 된 것이다.

평점 : ●●●●○

경기의 포인트 : 가스러시를 당하고도 침착한 대응으로 오히려 상황을 유리하게 가져간 이윤열과, 상대의 병력이 압도적임에도 효율적인 전술과 앞마당이 깨짐에도 불구하고 병력을 더 모으면서 추가병력 충원을 제지하며 그것을 뚫어낸 이재훈. 승기가 기울었음에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상황을 끌어올려보려던 이윤열의 엄청난 집중력과 센스 또한 훌륭했다.

by 하루나기 | 2008/10/23 04:15 | 스타리그 | 트랙백 | 덧글(0)

OLYMPUS배 2003 온게임넷 스타리그 A조 3경기 Review by 하루나기

A조 3경기 임요환 대 박경락 in 노스탤지어

 저그전 최강자이자 당시 전적 28승 7패, 승률 80%로 독보적인 존재였던 임요환. 그리고 테란전 전적 10승 2패, 승률 83%의 정말 말도 안되는 승률을 보여주고 있던 박경락. 이들의 대결은 천재와 황제의 대결 구도만큼이나 흥미진진한 대결이었다. 스타팅 포인트는 임요환 7시, 박경락 1시. 일단은 대각선이기 때문에 시작은 박경락이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대세였던 2배럭에서 가해지는 테란의 압박을 막기 편해지기 때문이다. 초기의 노스탤지어는 저그가 좀 더 우세하다는 평가도 한 몫 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측면에선 박경락이 우세했다.

 박경락은 12드론에 앞마당을 가져가고, 요새 저그들이 사용하는 빌드와 흡사한 3해처리 전략을 사용한다. 그리고 임요환은 2배럭 출발. 여기서 임요환의 전략성이 빛을 발한다. 아카데미보다 엔지니어링 베이를 더 빨리 올린 것. 빠른 공업을 통해 여차하면 상대방의 앞마당을 뚫어버리겠다는 의지였다. 마린메딕이 진출하면서 배럭은 하나가 더 늘어 세개가 되었고, 테란의 마린메딕 압박병력이 저그의 앞마당쪽 다리에 도착하자 테란은 공1업이 완성되었다. 일반적인 2배럭 아카데미 병력 진출보다는 느린 타이밍이었지만, 상대적으로 굉장히 빠른 타이밍에 공업이 완료되기 때문에 저그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경락은 무난하면서도 영리했다. 3해처리를 선택했고 노스탤지어의 특성상 앞마당에 가스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레어타이밍은 기존의 투해처리 빌드보다 느렸고, 러커는 나와있지 않았지만 박경락은 발업된 저글링 한부대를 임요환에게 노출시키며 당신은 내 앞마당을 뚫을 수 없을 것이다 라는 압박을 주었다. 풍부한 미네랄을 이용, 앞마당에 지어놓은 성큰 네기 또한 압박이었다. 미리 빼놓은 드론으로 11시를 가져가고 있던 상황이었고, 임요환이 마린 한기와 파이어뱃 한기로 샛길 언덕입구를 막았으나, 잘못된 배치때문에 저글링에 쌈싸먹히며 완벽히 틀어막힌 것도 아니었다.

 팽팽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예전의 기본적인 테저전 패턴은 2배럭 아카데미 병력의 첫 진출(마메 한부대 가량), 그리고 그것을 러커로 천천히 뚫어내는 동안 테란은 테크트리 플레이. 어차피 첫 진출 병력은 그다지 공격력이 강한 것이 아니어서 저그에게 러커가 나온다면 슬슬 도망쳐야했다. 단지 성큰 강제와 빠르게 진격하는 것을 막는 용도일 뿐, 마메 한부대는 러커가 나오는 타이밍 이후론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없다. 저그는 그것을 뚫어낸 후 가스 멀티를 했고, 노스탤지어와 같은 앞마당 노가스 맵에서는 해처리를 늘려 미네랄을 최대한 이용하는 플레이를 보이기도 했다.

 헌데, 여기서 변수가 생겼다. 임요환의 병력은 공업이 되었고, 박경락의 저글링은 적었다. 그나마 적은 저글링도 테란의 본진쪽으로 가다가 마린메딕에 걸렸기 때문에 더 적어졌고. 자, 이쯤되면 무엇이 문제인지 나온다. 저그의 11시 멀티. 첫 진출 병력이 나가면서 테란은 총 3배럭이 되었다. 첫 진출 병력은 기존 2배럭 아카데미 병력구성과 다를 게 없었지만, 그만한 병력이 순식간에 본진에 다시 쌓여버린다는 것은 바로 11시 멀티의 파괴를 의미했다. 11시 멀티를 파괴하러 가는 병력을 발견한 박경락은 방금 나온 러커 세기를 11시 수비를 위해 보내려 했지만 아까부터 저그의 앞마당 다리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마린메딕에게 러커 한기를 허무하게 내주면서 본진으로 도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11시 멀티 파괴되었고, 임요환은 본진에 커맨드센터를 올리며 앞마당을 준비했다. 여러모로 테란이 좋은 상황.
 
 저글링과 러커 한 기가 더 충원되며 어찌어찌 코앞의 바이오닉 병력들을 쫒아내긴 했으나, 말 그대로 쫒아낸거지 잡아낸 것이 아니라 저그는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스를 먹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조금 불안하긴 해도 3시멀티를 다시금 시도한다. 가스멀티가 너무 늦었다는 압박도 있었고, 미네랄이 남기 때문에 5시 스타팅쪽에도 멀티를 시도한 박경락은 중앙에 있던 마린메딕들과 한번 신경전을 벌여준 뒤, 빈집털이를 선택한다. 어떻게든 피해를 주면서 센터에 나가있는 병력을 회군시키고, 여차하면 경기를 끝낼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단지 회군만 시키더라도 두 곳의 가스멀티가 돌아간다면 저그는 충분한 이득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현명한 판단이었다. 뭐, 역시 일반적인 경우였다면 이다.

 임요환의 공업은 무서우리만치 빨랐으며, 방업은 그만큼 빨랐다. 테크트리를 포기한 테란이 가질 수 있는 가스에의 여유, 그것은 고스란히 메딕의 숫자와 마린의 업그레이드로 돌아갔으며, 마린과 메딕 외에 파이어뱃까지 뽑아줄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저글링 두부대가량, 러커 네기. 임요환이 일반적으로 테크를 탔다면 이 상황에서 허무하게 앞마당 띄우는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르지만, 임요환은 멀티와 방업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적중했다. 컨트롤마저 빛났다. 저글링이 거진 다 잡힌 뒤에 스캔을 뿌리는 판단을 통해 빈집병력은 단지 러커 2기만이 살아남았을 뿐, 결국 빈집 병력으로 얻은 이득은 단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중앙에 있던 병력이 3시를 공격하면서, 박경락은 또다시 가스멀티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5시가 살아남았다는게 다행이랄까.

 박경락은 이판사판이었다. 12시, 3시, 9시의 멀티를 한번에 해버린 것이다. 어차피 승기가 기울어버린 상황, 이정도의 도박적인 수를 던지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동시에 본진에선 하이브를 올렸다. 어떻게든 가스가 충족된다면 울트라로 일말의 역전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테란의 한방 병력을 막을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었다. 그리고, 테란의 베슬이 섞인 한방병력이 진출했다. 무려 탱크가 네기가 포함된 병력이었다. 테란의 앞마당 다리에서 조금의 시간을 끌어주었으나, 결국 약간의 시간을 끄는데 불과했다. 앞마당에 있던 성큰 네 기는 파괴되었으며, 어떻게 베슬은 스커지로 격추시켰으나 바이오닉 병력이 공방2업이 되어버리면서 저그의 본진까지 날아가버렸다.

 동시에 3시 9시 멀티는 마린을 보내 파괴해버렸고, 12시는 러커 한기와 성큰이 미리 박혀있어 살아남았지만 그 뿐이었다. 울트라리스크 캐이번은 12시에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울트라를 뽑아 마지막 발악을 해봤지만, 겨우 방1업된 울트라가 공방2업된 마린메딕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12시가 마린메딕에 장악당하며 GG 선언.

 세번째 경기는 원사이드했다. 전략의 부재가 부른 화일까, 3해처리 빌드를 통해 무난한 플레이를 하려했던 박경락은 2배럭 엔지니어링베이라는 다소 특이한 전략을 가지고 나온 임요환에게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노스탤지어에 대해 저그가 우세한 맵이다 라는 평가가 있었기때문도 있었지만, 앞마당에 가스가 없는 맵에서 테란이 어떻게 하면 가장 유리한 지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임요환의 능력이 돋보이는 경기다.

평점 : ●●●○○

경기의 포인트 : 빠른 공1업 바이오닉이라는, 맵의 특성을 잘 살린 임요환의 전략이 강력했던 점도 있지만, 11시에 해처리가 펴진 뒤 얼마 되지 않아 11시에 뿌려진 스캔은 임요환의 연습량이 눈에 보이는 상황이었다. 박경락이 마지막에 던진 도박수도 만약 먹혔다면 정말 멋지지 않았을까.

by 하루나기 | 2008/10/22 13:08 | 트랙백 | 덧글(0)

OLYMPUS배 2003 온게임넷 스타리그 A조 2경기 Review by 하루나기

A조 2경기 이재훈 대 박경락 in 신 개마고원

 원래 한 주에 각 조별로 한 경기씩을 하지만, 이때는 1주차에 A조의 1,2경기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선수들의 사정이었는지, 온게임넷 측의 사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소위 '경락마사지'로 유명했던 전 대회 파나소닉배의 4강 저그 박경락과, 온라인 최강자이자 대 테란전 가장 강력한 옵드라를 구사하던 프로토스 이재훈이 만났다. 스타팅 포인트는 이재훈 5시, 박경락 2시. 이재훈은 2게이트로 출발했고, 박경락은 상대방의 2게이트 공격을 고려한 언덕 해처리를 올렸다. 신 개마고원의 앞마당은 뒤쪽의 언덕길 때문에 수비가 용이하지 않고, 특히나 본진과 앞마당 사이의 거리가 먼 편이기 때문에 저글링 충원도 좋지 않아 앞마당을 가져가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게이트 서치로 한번에 박경락의 본진을 찾아낸 이재훈은 박경락의 본진 언덕 해처리 이후 가스를 빠르게 확인한 후, 2게이트로 시작을 했으나 질럿을 두기만 찍고 빠르게 가스를 올려 저그의 고테크플레이를 대비한다.

 여기서 박경락은 가스를 딱 100만 채취한 후 발업만 눌러주며 앞마당을 가져가 버린다. 발업저글링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멀티를 위한 가스 채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것. 이재훈은 이를 확인했고, 때문에 하늘의 왕자 '스카웃'을 뽑는다. 빠른 테크가 아니기 때문에 스커지가 나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상공격도 가능한 스카웃으로 오버로드 사냥 및 드론 사냥을 하겠다는 의도. 오버로드가 스타게이트를 확인하긴 했지만, 스카웃은 분명 의외의 카드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의외의 데미지를 줄 수도 있었다. 그러면서 이재훈이 준비한 공격카드는 3게이트에서 준비한 발업 질럿이었다. 앞마당을 가져가면서 테크가 느렸던 박경락에겐 위기가 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박경락은 토스를 너무 잘 알았고, 스카웃은 생각보다 약했다. 스카웃으로 오버로드를 두기 잡아내고, 본진과 앞마당을 지나오며 저그의 방비상태를 확인하던 이재훈은 아차싶었을 것이다. 병력은 적었으나, 스카웃을 보자마자 성큰이 하나 있던 앞마당에 콜로니가 하나 더 지어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앞마당에 스카웃이 도착하자마자. 마치 상대방이 그 다음 수로 무엇을 던질 지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대처. 결국 발업이 되어 나오던 질럿은 저글링 한기에 의해 파악을 당했고, 질럿이 저그의 앞마당에 도착하는 순간 반기는 건 성큰 두기와 저글링 2부대 가량, 그리고 세 기의 히드라였다. 여기서 박경락의 침착함이 또다시 발휘된다. 히드라로는 질럿을 치지 않고 스카웃을 점사해버린 것. 질럿이 싸우는 틈을 타 오버로드를 사냥하려던 스카웃은 허무하게 잡히며 이름값을 했고, 이재훈은 하늘의 환자를 왕자로 잘못 읽은 대가를 치뤄야했다.

 질럿은 저그의 앞마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이재훈은 뽑아놓은 질럿들을 자신의 앞마당으로 회군시키며 파일론 소환, 앞마당을 가져갈 준비를 했다. 헌데, 저그의 앞마당에서 할 일이 없던 것은 방금까지 수비군으로 사용되었던 저글링 또한 마찬가지였다. 발업이 된 만큼 순식간에 토스의 앞마당쪽에 도착한 저글링은 신 개마고원의 앞마당 언덕길을 이용, 토스의 본진 난입에 성공한다. 그 숫자는 자그마치 20마리. 넥뿌를 해도, 프로브 소거를 해도 되는 어마어마한 병력이다. 하지만 이 저글링들이 한 일은 그저 프로브 서너기를 잡은 게 전부였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상대 본진에서 저글링은 어택땅을 찍어버렸고, 절반은 프로브 잡다 죽고, 절반은 괜히 질럿에 달려들다 죽었다. 좋은 상황을 스스로 걷어차버린 꼴. 토스는 앞마당이 완성되었고, 캐논까지 완성시키며 안전하게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박경락은 러커로 콤보공격을 생각했으나 이미 이재훈은 로보틱스 테크를 확보, 옵저버가 날아오고 있었다. 러커가 채 앞마당에 도착하기도 전, 질럿과 옵저버는 러커를 반기는 상황이 나왔다. 그나마 저글링 러커로 센터에 있던 질럿 다수를 모두 잡아내는 쾌거를 거두긴 했으나, 러커 또한 다 잡혀버린 상황. 토스의 앞마당 언덕에 러커를 버로우하며 뮤탈을 보내서 어떻게든 피해를 주려고 했으나, 이 또한 스톰에 맞고 절명. 러커 2기 뮤탈 3기로 템 한기 드라군 한기를 잡았다. 프로브 피해는 전혀 주지 못한 상황. 대실패였다. 이대로라면 11시에 펼친 박경락의 멀티는 풍전등화였다. 채 완성되기도 전에 발견된 멀티인데다, 저그에겐 그쪽으로 가는 러시를 막을 방도가 없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토스는 미네랄 멀티까지 시도하기 시작했다. 저그가 토스와 멀티가 같아지는 상황이 나오게 생긴 것.

 이에 박경락이 꺼낸 카드는 8~9기의 뮤탈리스크. 상대가 대공방어에 취약한(커세어의 재발견 이전엔 언제든 그랬지만)체제인 것을 이용, 피해를 주려 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 카드는 이전의 어떤 카드보다 더욱 좋은 효과를 내었다. 프로브도 많이 잡아주었고, 뭐니뭐니해도 템플러를 다섯기나 잡아낸 것이 가장 큰 이득. 이대로 당할 수 없다 판단한 이재훈은 자신이 보유한 질럿과 아콘을 11시로 보낸다. 어차피 대공공격능력이 없는 질럿을 놀리기도 그렇고, 아콘 한기를 섞어 뮤탈에 막히는 것을 방지하며 11시를 밀어버리겠다는 의도다. 저 멀티만 안주면 멀티가 같을 수 밖에 없는 내가 이긴다는 판단이기도 했다.

 파닥파닥.

 이재훈의 판단은 딱 저 단어로 요약된다. 이재훈이라는 거물을 잡기 위한 11시 스타팅이라는 그물을 짰던 박경락은 병력이 11시에 도착하는 것을 본 순간, 앞마당에 주둔하고 있던 히드라 2부대 가량을 출발시킨다. 11시가 아니다, 토스의 앞마당이었다. 아직도 뮤탈은 이재훈의 게이트 앞에서 나오는 템플러를 끊어내고 있었으며, 토스의 앞마당에 존재하는 캐논은 단 두 기였다.

 월척이었다. 이재훈은 질럿 한기 정도를 남겨두며 급하게 회군을 했으나, 늦었다. 건물 깨는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히드라는 순식간에 앞마당을 날렸으며, 그 히드라 중 몇기를 곧바로 앞마당에서 러커로 변태시키며 병력구성을 더욱 탄탄히했다. 앞마당은 물론이고, 삼룡이 또한 순식간에 날아갔다. 다크를 뽑아 막으려 할 수도 있기에, 속업된 오버로드도 충원되었다. 그리고 5시 본진 언덕 입구쪽에 버로우하는 러커. 밖에 있던 프로브로 어떻게든 다시 넥서스를 올려 앞마당을 다시 복구시키려 하지만, 박경락이 본진에서 또다시 보내오는 히드라가 지어지고 있던 넥서스를 때리는 순간, GG를 칠 수 밖에 없었다. 겨우 드론 2기, 라바는 놀고 있던 11시를 깨려고 했던 대가는 패배였다.

 죽음의 조에서 치뤄진 두번째 경기는 앞서 치뤄진 첫번째 경기보다는 약간 루즈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죽음의 조라는 이름에 걸맞은 재밌는 경기였다. 쉴새없이 벌어지는 공방전과 머리싸움. 아쉬운 점이라면 서로 좀 더 꼼꼼한 플레이를 했으면 어땠을까.

평점 : ●●●○○

경기의 포인트 : 스카웃을 보고 토스의 발업질럿 전략을 읽어내며 보인 좋은 대처, 그리고 큰 실수로 불리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그것을 완벽히 실행해 상대를 낚아버린 박경락의 침착한 판단. 요새 저그들은 이런 것을 배워야 한다.

by 하루나기 | 2008/10/22 03:27 | 스타리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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